전 지금도 굉장히 어리지만, 지금보다 더 어렸을 적에 인터넷에서 이런 구절을 본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기쁨을 나누면 질투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약점이 된다."
기쁨을 나누면 두 배, 슬픔을 나누면 절반이 된다는 명언의 비틀기로써, 이상하게 이 비틀림이 재밌어서, 잘 기억해놓고 누군가 원래의 명언을 사용했을 때 그 명언을 카운터치듯 가볍게 던지는 농담 구절로 써왔습니다. 진짜 의미에 대해서는 딱히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보류 중이었으나, 최근 한두 달 새에는 이 '비틀기 명언'만큼 자주 되씹은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온통 머리가 이 생각뿐입니다.
바로 오늘 당장, 아니면 내일, 아니면 그다음 날부터라도 내 앞에 있는 사람을 시도 때도 없이 속여야 하고, 실수를 하면 득달같이 달려들어 그 빈틈을 쑤셔 헤집어야 하는 그런 사회를 이제부터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면, 이 '비틀기 명언'은 마냥 웃고 넘어갈 수 있는, 그저 그런 농담 구절이 아니라 무겁고 불편한 어떤 말로 다가오는 느낌이 듭니다.
마냥 베풀 수도 없고, 뒷일을 생각해야 하고, 그렇다고 하기엔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마냥 재밌고, 어떤 득이 되는 정보든 알려주고 싶고, 그런 모순적인 생각에 사로잡힙니다. 보통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사회의 어느 단계에서건 거름망에 걸러져 자연도태되거나 혹은 반강제적 격리가 이루어지겠지만, 이상하게도 적응력이 좋은 건지 무의식적 생존 본능의 발현인지 여러 사회관계의 한가운데에 어느새 덩그러니 놓여 있는 제 자신을 보면 또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아니면 어디서부터 잘한 건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립니다. 내가 여기 가운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하면서요.
인간이 계속 관심을 갈구하도록 진화해왔다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근데 이제는 그 관심이 더 이상 대상에게 안전과 식량을 보장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면 둘 중 하나를 제공하되 나머지 한 가지를 빼앗아 버리는 결과를 낼 수도 있겠죠. 모난 돌이 정 맞으며 떡 하나 더 먹고,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가는 호구가 되는 세상이 온 건 아닐까요?
오늘 주제의 결론을 내려봅니다.
"기쁨을 나누면 질투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약점이 된다."라는 구절.
이 구절뿐만 아니라 도처의 수많은 명언들 조언들 다 부질없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좋은 명언들도 다른 좋은 명언들로 카운터칠 수 있으니까요.
사회엔 애초부터 정답이란 게 없고, 그저 정답찾기를 그만두고 행복하게 사는 사람과, 정답만 찾아 다니며 사는 불행한 사람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냥 평소처럼 열심히 삽시다.
이번 주제는 경험으로 배울 수밖에 없는 것 같네요.
https://youtu.be/DUg97uuiG6Y
<장면 삽입 + 고조>
"모르면 맞아야죠!!!"
<페이드 아웃>
노피였습니다. 또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