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병이 난곳에 공교롭게도 사랑니까지 나 있었다.
금방 낫겠거니 하며 약국조차 가지 않았던 3일.
못견디겠어 찾아간 약국에서 사온 알보칠을 바르고 이틀.
알보칠 문제가 아니란걸 깨닫고 찾아간 치과. 그렇게 총 6일.
그저 사랑니를 빼러 갔던 치과에서 모니터에 표시된 내 이름석자와 옆에 함께 써진 24라는 글자를 발견했을때, 그 '이재훈/24' 는 나에게 적잖은 충격을 주었다.
'내가 스물 넷이라고?'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흔히들 말한다. 그렇기에 다른사람과 나를 비교하는 행위를 멈추는건 사실상 불가능 하다고 생각한다. 스물 네살의 내 주변사람들과 나를 언제나 비교하게 되고, 끊임없이 자기 합리화를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매체에 등장하는 다른 스물다섯 스물여섯 인플루언서들을 보며
'아 아직 일년 혹은 이년 안에 저 정도까진 갈 수 있겠지' 라며 너무나도 비겁하며 안일한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 내게 위안을 주는건 모순적이게도 매체에 등장하는 40대 이상의 사람들이다.
아직 아득하게도 남았구나 생각을 들게하기도, 그래도 내가 저 오래 살았던 사람보다 더 잘하는게 하나정도는 있구나, 하며 위안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게 얼마나 바보같고 오만한 생각인지는 글을 쓰면서 알 수 있는것 같다.
이 사람들은 나보다 두배이상을 생존해왔고 그 와중에서도 매체에 등장할 여유가 있다.
이미 나보다 성공해 있다는 것이다. 오래 살아남았단 것은 즉 더 노력했다는 것일지도.
스물 넷. 조바심이 난다. 그 치과가 뭐라고.
어쩌면 사랑니가 있던곳에 입병이 난것은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정신 차리라고, 너 스물 넷이라고 내가 나한테 보내는 경고였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