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이 감도는 정사각형 방.

설치한지 얼마 되지 않아 보이는 씽크대와 모듈형 화장실문을 지나서 ?1 가 통화하는 모습이 보인다.

벽지는 깨끗했지만 구축 건물 특유의 몰딩엔 페인트 자국이 군데군데 보인다.

요즘엔 찾기 힘든 조립형 나무 바닥에서 나는 오래된 나무 냄새는 환기를 한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였다. 그럼에도 2m에 달하는 거대한 베란다 창문은 주먹만한 틈 만큼 열려있었다.

 

?1 : 도오모, 후도오산야카라 코치니 뎅와시테 구다사이토 키이테..

?1: 하이, 하이, 텐뉴시테 키마시타.

?1: 하이, 나마에와 イ・ ゼフン 토 모시마스.

イ・ ゼフン : 에에토, 사이쇼와 이데, 훈타노 フン, 데 사이고와 제로노 ゼ데스.

イ・ ゼフン : 하이, 하이, 하이, 시부야 산쵸메노 (…)

아무 가구도 없는 이상하리만치 정사각형의 방엔 햇빛이 자신은 무료라는 것을 뽐내듯 넘치도록 들어오고 있었다. 2m의 창문은 이런 점에서 굉장히 좋아보인다. 비록 오래되었지만 니스칠이 꽤 많이 남아있는 바닥은 그 햇빛을 다 반사해내지 못해 은은하게 빛났다.

 

통화가 끝난다.

 

イ・ ゼフン : 하..

 

너무나도 깊은 한숨, 하지만 イ・ ゼフン의 얼굴엔 알 수 없는 기대감과 즐거움이 가득했다.

정사각형 방의 한 구석 그나마 약간 그늘진 곳엔 재사용 비닐봉투처럼 광택이 없고 길모퉁이에 버려진 이불만큼의 크기를 가진 돈키호테 비닐봉투가 균형을 잃고 무너진다.

 

イ・ ゼフン : 아 뭐하는데

 

균형을 잃고 무너진 비닐봉투에서 잘 포장되어있는 회색 고무장갑과 수세미, 벌레방지라고 써진 은박매트가 바닥에 닿아있는 무료 햇빛을 자기도 받고싶다는 듯이 흘러나왔다.

イ・ ゼフン 은 급하게 일어나 봉투를 거꾸로 들어 내용물을 그 정사각형 방에 털었다.

정사각형 방, 아무런 가구도 없기에 가능한 행동이다.

イ・ ゼフン 는 은박매트를 가장 처음 집어들어 아무렇게나 포장을 뜯어 창문쪽으로 던졌다. 그에게 중요한 건 내용물이였다.

벌레방지 은박매트는 한겹 더 투명비닐로 포장되어있었다. イ・ ゼフン 은 내용물을 찬찬히 살폈다. イ・ ゼフン 는 포장지에 사용방법이 쓰여있다는걸 깨닫고 다시 창문가로 걸어가 포장지를 집어들었다. 포장지를 줍기 위해 네 걸음 정도 걸었기 때문에 그때 イ・ ゼフン 은 이 방이 꽤 넓다고 생각했다.

 

イ・ ゼフン  : 아~ 이렇게~

 

イ・ ゼフン 은 다시 포장지를 버렸다, 하지만 이번엔 창가쪽이 아닌 자신의 발 밑에.

트드득

덜컹

イ・ ゼフン 은 냄새에 민감한 듯 연신, 하지만 조심스럽게 의식하며 곳곳의 냄새를 맡았다.

 

イ・ ゼフン  : 생각보다 괜찮네?

 

イ・ ゼフン 은 벌레방지 은박의 내측 투명 포장지를 뜯어 싱크 서랍장에 갖다 대보며 길이를 쟀다. 흩어진 비닐봉투 내용물쪽으로 걸어가는 イ・ ゼフン은 줄자와 슬리퍼의 포장을 뜯어 아까와 같이 창문쪽으로 던졌다. 줄자와 슬리퍼엔 설명이 필요 없다는 듯이. 슬리퍼의 밑창은 검고, 밴드는 노랑색에 스마일 표시가 그려져있다. 광택이 있고, 딱딱해보이지만 푹신한 질감이다. イ・ ゼフン 은 양말을 신은채로 슬리퍼를 신었다. 그때,

쿵쿵쿵

철문이 진동했다.

 

?2 : もしもし~

 

イ・ ゼフン 는 현관을 쳐다본다.

차보다 배를 먼저 가지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다.

 '찌걱' 소리를 내는 마른적 한번 없어 보이는 나무판자를 밟고 지나, 아래로 흔들리던 선체에 올라탔던 . 생애 처음으로 걸었던 시동의 떨림과, 선장실에 퍼지던 멍한 기름냄새.

기억들은 아직도 머리속에 바닷물마냥 진한 짠맛으로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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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죽음을 생각하지 않은적이 없다.

항상 죽음을 경계한다. 차의 운전수가 약간의 각도만 바꾸면 나는 즉사한다는걸 항상 생각한다. 비행기가 이륙할때,착륙할때에는 내가 지금 죽는다. 살아왔나, 한점 부끄럼없이 살아왔나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비행기 타는걸 피하지 않는다. 왜냐면 나는 나뉘어져있기 때문이다.

 

 나에겐 소위 어릴적이라고 부르는 기억이 없다. 유치원에서 어떤 여자아이에게 몹쓸짓을 한게 기억의 시작이고 9살때 대구에서 다닌 벧엘교회가 생각나고 그후로 초등학교6학년이 되기까지의 기억은 없다,라고 하고 싶지만 없다기보단 아마도 '지운것'일것이다.

 

 언제부터인지 뇌가 본능적으로 방어기제를 발동한건지 나에 기억을 취사 삭제할수있는 능력이 어느샌가 생겨있었다. 이건 등학교 3학년이 되서야 깨달았다.

 이 슬픈 능력은 나만이 상대를 잊는다는게 얼마나 무례한 능력인지를, 그리고 얼마나 편리한 삶을 여태껏 살아왔는지 깨닫게 해주었다. 못난 포기하지 않은등학교때의 친구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편리한 사고방식이 아닐 수 없다.

 죽는건 결국 두사람에게 동시에 일어난다. 하지만 '나는' 죽음을 걱정함과 동시에 점심식사를 걱정한다, 여기에 '기억의 취사삭제' 합쳐져 현재 모순덩어리의 나를 만들어냈다.

 

죽음을 가정하고 꾸는 꿈만큼 멀면서 가까운것은 없다.

 

 

 사촌형의 죽음은 당시의 나로써는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던것 같다.

그래서 그때의 나는 또하나의 나를 만들어 그에게 무거움을 전가했다.

하지만 쉽게내린 선택들은 어려운 결과를 낳는다.

 감정을 두개 갖는것은 피곤하다. 생각은 두명을 거쳐야 비로소 입밖으로 나올수있었다. 그로인해 나는 진짜 하는것이 점점 어려워졌다.

 사회가 요구하 관성에 의한 가십은 오히려 악질적이고 날카롭게 늘어갔지만, 진짜 이야기를 하는법은 비맞은 자전거가 녹이슬듯 점점 부식되어가 잊혀졌다. 글들은맞은 전거를 굴리는정이라고 생각한다.

 

2.

이야기를 해야한다. 원래라면 하지 않을수 없다, 라고 썼겠지만섯문단 연속 이중부정은 아니지 않은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시간' 개념이 없어진 '19+적당한 나이’의 나는 의미없는 어느 시간중에 여자를 봤다.

자기객관화가 상당히 진행되있던 그때의  나는 ' 이건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구나.’ 라고 생각하며 당연하게도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모든 첫사랑이 그렇듯, 나는 실패했다. 처절하게.

안에 있던 그 사랑의 감정을 가진 '문어' 재생조차 없게 철저하게 처참하게 잘렸다.

그녀는 우울증을 갖고있었다

나는 그걸 감당할 있을줄 알았다.

 

'인간' 그걸 감당할 없다.

 

3.

 그리곤 억을 삭제했다. 일본에서 살게될 때 까지 무의미간이났다.

정착이 간절했던 내가 이고초려해 들어간 회사에게는 아직도 감사함을낀다.

장은 정말 좋은람일거다. 그렇게 믿고있다. 아직은.

 

 타지에서 살 Ego딪히는정을 느낄 있다. 재밌으니깐 해보시란다. 내가 누군지, 했는지는인과의 대화로 알수없다. 항상 곁에 있었던나’는 비로소 혼자가 되었을때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4.

 다른 얘기다. 

곰팡이를 매일 닦다보면 검은색에서든, 핑크색에서든 회색 냄새가 난다는걸 있다생각해보면 미디어에 회색냄새가는것 같다.

 

 

5.

 멘웨이가했다. 모든 초고는 걸레다. 문서는 영원히정될 것이다.

 

멘웨이가 즐겨 마셨다는 모히토. 라서 좋아한다기 보다 ‘20+적은 나이’로 집앞 버거가게에서 먹어봤던 7천원짜리알콜 모히토가 너무 맛있어서  모히토 좋아하게었다. 나중엔 멋부리기용 이야기로 헤멘웨이를 데려왔지만 말이다. 일본으로 이사올때 가구보다도 먼저 ‘주접용 바카디 모히토' 아직도 냉장고 옆에서 주인이 주접떨기를 기다리고 있다. 아마 마실일은 없겠지, 라고 생각하면 슬퍼진다. 주 있는 날이 올때 비로소 나 유쾌람이 있을것 같다.

 

6.

 내가 기억하고 있는 아버지는 - 물론 살아계신다- 현재와는 정말 다른 사람이었다. 아직도 나는 무엇이 '좋은 아버지'인지 모른다. 하지 21+많은 수가 확실히 알게 지금의 아버지는 '이종희'라는 사람이란것이다.

어려운 이야기다. 문단은 언제성이 끝날지른다.

 

 

7.

 어머니는 과거의 , 현재의 , 미래의 ''까지 만들어 놓으셨다.

어머니는 미래를셨고, 과거를 사는 아버지와는 맞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족은 사등분된 두부처럼 이상 하나로 뭉칠수 없게 되었다. 다행히 형과 미래에 먹혔고 어머니는 잘게 부서져 국물이 되었고 아버지는 된장찌개가 되셨다.

めでたし、めでたし。

 

8.

부끄러운 시대를 살고 있다. 내 안의 1137은 운행을 종료한지 오래됐다.

영원한 것은 없다. 나만이 영원하다.

글로써 남기면 영원해진다. 이 얼마나 쉽게 영원을 기록할 수 있는 방법인가.

감사합니다 세종대왕님. 제 자신을 숨기고 악랄한 가십만 해대는 제 언어를 땅에서라도 용서해 주세요.

 

'그 날'이 있긴 한걸까요? SNS가 등장했을 때 '그 날'이 온 걸까요? 인터넷이 등장했을 때 '그 날'이 온 걸까요?

법이 만들어졌을 때 '그 날'이 온 걸까요?

과거 어떤 날, 어떤 곳에서 두 선조가 서로 지쳐 싸움을 멈추고 악수를 한 그 날이 '그 날'일까요?

'그 날'이 올 수 있을까요? DNA를 이길 수 있을까요? 고통을 멈출 수 있을까요?

다른 행성을 지배할 수 있을까요? 그들에게도 '그 날'이 있을까요?

은하계 사람들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친구를 위해 죽을 수 있을까요?

DNA를 이길 수 있을까요? 가장 깨끗한 사람에게 추악한 비밀은 없을까요?

모르겠습니다. 정말로 모르겠습니다. 거대한 질문 앞에 끝까지 싸워 살아나가 보겠습니다.

제가 답을 찾겠습니다. 끝없는 고통에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인류를 영원히. 아무리 추악해도, 우리 어머니가 인류셨고, 그녀가 인류고, 제가 인류입니다.

제가 짊어지겠습니다. 인류여 영원히.

 

 

맺으며.

대단하다면 대단하고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라고 한다면 엿이나 먹으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게 이야기였다.

 

앞으로의 영원에 이 글이 늘어날수 있도록.

영원히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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