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보다 배를 먼저 가지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다.

 '찌걱' 소리를 내는 마른적 한번 없어 보이는 나무판자를 밟고 지나, 아래로 흔들리던 선체에 올라탔던 . 생애 처음으로 걸었던 시동의 떨림과, 선장실에 퍼지던 멍한 기름냄새.

기억들은 아직도 머리속에 바닷물마냥 진한 짠맛으로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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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7  (0) 2019.02.07

입병이 난곳에 공교롭게도 사랑니까지 있었다.

금방 낫겠거니 하며 약국조차 가지 않았던 3.

못견디겠어 찾아간 약국에서 사온 알보칠을 바르고 이틀.

알보칠 문제가 아니란걸 깨닫고 찾아간 치과. 그렇게 6.

 

그저 사랑니를 빼러 갔던 치과에서 모니터에 표시된 이름석자와 옆에 함께 써진 24라는 글자를 발견했을때, '이재훈/24' 나에게 적잖은 충격을 주었다.

'내가 스물 넷이라고?'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흔히들 말한다. 그렇기에 다른사람과 나를 비교하는 행위를 멈추는건 사실상 불가능 하다고 생각한다. 스물 네살의 주변사람들과 나를 언제나 비교하게 되고, 끊임없이 자기 합리화를 하게 되는 같다.

그리고 매체에 등장하는 다른 스물다섯 스물여섯 인플루언서들을 보며

' 아직 일년 혹은 이년 안에 정도까진 있겠지' 라며 너무나도 비겁하며 안일한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 내게 위안을 주는건 모순적이게도 매체에 등장하는 40 이상의 사람들이다.

아직 아득하게도 남았구나 생각을 들게하기도, 그래도 내가 오래 살았던 사람보다 잘하는게 하나정도는 있구나, 하며 위안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게 얼마나 바보같고 오만한 생각인지는 글을 쓰면서 있는것 같다.

사람들은 나보다 두배이상을 생존해왔고 와중에서도 매체에 등장할 여유가 있다.

이미 나보다 성공해 있다는 것이다. 오래 살아남았단 것은 노력했다는 것일지도.

 

스물 . 조바심이 난다. 치과가 뭐라고.

어쩌면 사랑니가 있던곳에 입병이 난것은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정신 차리라고, 스물 넷이라고 내가 나한테 보내는 경고였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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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7  (0) 2019.02.07

거짓위에 세운 삶

진실은 절벽아래 경찰서에 있어

 

받은건 돈

어떤게 가치있는지 배우진 못했네

 

보고 자란 게으름

열심히 고쳤지 죽을듯 힘들었어

 

나는 유령

새출발 못해 이미 몸이 없으니

 

 

도금이 벗겨져 어금니로 깨물었네

그 밑엔 새벽색 싸구려 건전지맛

소름은 돋았네 이게 나였어 시렸어

나였을 나에게 이젠 내가 말해

이젠 안다고 난 탈출할 수 있다고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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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건 없더라

나는 얼굴을 잘 기억하질 못해

누가 타고 내렸던 금방 잊거든

 

그냥 냄새 안나게 씻고

있는 옷 잘 맞춰 입는거지

-아 그냥 얼굴이 문젠가

 

그런 영화 같은건 없더라

난 말걸기 어렵게 무장하거든

 

그래도 이어폰은 안하는편이야

-아 그냥 얼굴이 문젠가

 

워우워우워어

 

 

-아 미아역이요? 이쪽 타시면 돼요

그래도 할머니한테는 인기 꽤 많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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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없이 웃고싶어

의미있는 말들보단

그냥 너랑 실없이 웃고싶어

 

좀 쉬고싶어

어깨동무 해줄래

그래야 일할 수 있어

 

니 깊은 맘 나도 알아

나도 속속들이 겪어왔어

정작 넌 모르더라 니 속

 

나도 많이 찔렀겠지

찔러도 되는줄 알았으니

이젠 좀 무뎌지려고 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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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밤에 사는데

넌 낮에 살더라

 

우린 물리적으로 만날 수가 없나봐

 

날 은 또 밝아져

너 때문에 밝은건지 어쩐지

 

밝아서 잠이 안와

너 때문에 안오는건지 어쩐지

 

암막커튼은 달기 싫어

다시 열 수가 없을것 같거든

 

내가 잠들면 넌 또 깨어나겠지

그렇게 되는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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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를 끝까지 땡겨마셔

카페들리긴 귀찮아서

그렇게 맛있지도 않고 뭐

 

대봉엔 매스를 들이대

많이 찢으면 붙이기 귀찮거든

그렇게 하는게 편하더라

 

가사쓸땐 뒤통수가 보여

내가 앉을 자리는 없더라

그렇게 힘들지도 않지만

 

14hours hustle해

고관절이 날카로워

그래도 재밌더라

 

근데 넌 어디있어

그러게

좀 더 위로 갈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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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는 아닌 것 같은데

갈색도 아닌 것이

 

퇴근길에 봐서 그런가

아니 그건 또 아닌 것 같은데

 

할로겐이 아니라 다행이야

엄청 예뻤거든요

 

모자는 왜 썼어요

머리를 안 감았나

 

핑크는 아닌 것 같은데

갈색도 아닌 것이

 

이 초밖에 못봐서 그런가

그거는 맞는 것 같은데

 

그 길로 지나가서 다행이야

엄청 예뻤거든요

 

또 만나면 좋겠네요

그 다음 다음번 만날때 물어볼게요

 

머리 감았냐고

농담이고

밥 한번 먹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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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시도 한참 넘은 아침

따가운 눈으로도 웃을 수 있는 건

적당한 민주주의 때문이구나

 

모두가 납득하는 룰이 존재한다면

그건 분명 모두가 만들어서일 거야

 

하지만 다른 사람은

다른 사람은 웃고 있는 걸까

 

 

그러자 모든 사람이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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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가는 길

아이들 웃음소리

요즘엔 새우깡이 아니라 오감자를 먹는구나

 

가만히 있지 말자

나라도 움직여서 열심히 살자

 

물이 짜다

열심히 살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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